동아일보에 소개된 기사
http://www.donga.com/fbin/output?sfrm=2&n=200406030177
○ 한민족 고대사 다시보기
정신과 전문의 구자일씨(43)는 서울대 의대에 다닐 때 동양의학을 공부하는 ‘동의학 연구회’라는 동아리 회원이었다. 침 마취법을 공부하기 위해 중국어 간체자를 익힌 것이 지금 중국책을 읽는 데 도움이 됐다.
당시 80년대에는 한민족의 고대사를 다시 보자는 움직임이 거셌다. 그때 나온 책이 단군과 환웅을 신화가 아닌 역사로 본 ‘환단고기’였다. 그러다 90년대 들어 중국에서 나온 역사책과 고고학책을 수입해 읽을 수 있었다.
병원 서재에는 만주와 중국 동북지역의 고고학 자료를 모은 ‘중국고고집성(中國考古集成)’ 전집 등 중국에서 펴낸 각종 역사서적 200여권이 꽂혀 있다.
그는 이렇게 10여년간 연구한 내용을 97년 ‘한국 고대역사지리 연구’라는 책으로 펴냈다.
“저는 국수주의자가 아닙니다. 만주가 옛 우리 땅이니 내놔라 하는 건 말도 안 됩니다. 그러나 쿤타킨테가 ‘내 고향은 미국 미시시피’라고 한다면 웃기겠지요. 그의 고향은 아프리카 감비아이기 때문입니다.”
연구에 따르면 국사학계에서 말하는 고구려, 백제의 강역은 너무 많이 한반도 안으로 축소됐다. 또 백제의 수도가 지금의 서울이었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.
“정신과 치료는 환자 개인의 역사를 캐내 문제의 근원을 파악하는 것입니다. 저의 고대사 연구는 민족의 역사를 캐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. 중요한 것은 땅이 아니라 정신의 고향을 찾는 것입니다.”
고대사 공부는 민족의 정신적 고향을 찾는 작업이다. 절대 국수주의자가 아니라고 말하는 정신과 전문의 구자일씨는 ‘나홀로 역사를 찾는 사람’이다. 이종승기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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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상 동아일보 2004년 6월 3일 기사 전재